2020. 4. 4. 20:41ㆍ카테고리 없음
미스터트롯의 열장맨 신인선의 얘기다
“싹다~갈아앞어주세요.”
수줍은 듯 남색 벨벳 에어로빅 의상 차림의 신인선(29)의 우렁차고 탁 트인 목청이 귀를 뚫는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무대를 갈아엎을 것 같은 에너지로 팔다리를 흔들며 쉴새 없이 노래를 부른다. 신개념 ‘에어로빅 트로트’ 장르가 전국민 머릿속에 깊게 뿌리내리는 순간이었다. 인천의 한 에어로빅 클럽에서 ‘모셔왔다’는 어머님들까지 무대에 등장하니 보는 이들 포복절도. 백댄서로 그가 원했던 ‘보통의 우리 엄마’들이었다. 함께 흔들지 않으면 왠지 직무유기인 듯하다.
“음료수 싸들고 어머니 댄스 학원 문을 열자마자 제 마음속에서 바로 ‘합격’! 안되면 삼고초려라도 할 각오로 찾아갔는데, 어머니들이 정말 따뜻하게 받아주시는 거예요. 게다가 그 펄떡펄떡하는 에너지 하며,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을 함께 수다 떨었지요. 미스터트롯 유행어를 빌면, 어머님들의 열린 마음과 쾌활함이 제 마음에 둥지를 튼 저죠, 하하! 어머님들께서 그 이후로도 ‘잘했다, 축하한다’ 같은 응원 많이 보내주시고 요즘도 격려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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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신기남 아들’이 아닌 신인선 보여주고 싶었다”
데스매치에서 보여준 ‘사랑의 재개발’(유산슬)은 그를 향한 편견을 상당 부문 ‘갈아엎는’ 계기도 됐다. “매 경연을 결승처럼 준비했다”고 했다. 에어로빅(데스매치 '사랑의 재개발'), 봉춤('사랑과 정열' 팀미션), '쌈바춤'(준결승 '쌈바의 여인') 등 '극한직업' 수준의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바지를 걷어 보여준 종아리 곳곳엔 멍 자국이 아직도 선명했다. "봉춤 때는 8개월 걸린다는 무대를 단 몇 주 만에 해내니 춤 선생님이 감격하며 펑펑 우셨지요. '쌈바'는 하루 10시간 넘게 밥도 안 먹고 연습했어요. 쌈바는 그 춤추며 노래하는 거 자체가 호흡이 다 떨리기 때문에 무리한 시도였기도 해요. 무릎으로 도는 것만 200번도 넘게 연습했을 거에요. 쌈바 연습장면이 방송에 30초라도 나왔으면 하고 바랐었는데, 아쉽긴 하더라고요." 손님 3명 있는 고깃집에서, 식당 주방에서, 논두렁에서 공연한 적도 있기에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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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신인선이란 이름 그 자체보다는 ‘4선 국회의원 신기남의 아들’로 불렸던 그다. 101인 예선에서 “아버지의 아들로서 사회생활 하면서 힘들고 비참했던 경우가 많았다. 모든 루머들이 사실이 아니란 걸 밝히기 위해 나왔다”며 ‘봤냐고’를 택해 올하트로 화려하게 데뷔 눈도장을 찍긴 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지는 못한 듯 보였다. 그가 겪었던 고민과 걱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봤냐고’를 외치니,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주변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했어요. 제 첫 기억은 다섯 살 무렵이었는데, 아버지 티코차에 올라타 유세장을 누비며 ‘울 아빠 뽑아주세요’라며 신났던 제 모습이지요. 그땐 정치고 뭐고 아무것도 몰랐을 때니까요. 그냥 어르신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아버지 옆에서 여기저기 다닐 수 있다는 게 마냥 좋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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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들어가서도 “몸가짐 조심해라”는 어른들의 당부는 이어졌다. 일곱 살 나이 차이 누나 덕분에 어렴풋이 짐작만 했을 뿐 어른들 말씀이 어떤 뜻인지 제대로 알기도 전이었다. “어느 날 보니까 애들이 뒤에서 제 아버지가 누구다, 뭐한다 라며 수군대고 있더라고요.” 12년 학급회장과 전교 회장을 도맡아 했다. 속된 말로 ‘범생이’였다. 공부도 줄곧 했고, 친구들도 많았다.
그랬던 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반기를 들었다. 집을 나가 버린 것. “경희대 정외과에 합격했는데, 정말 그쪽(정치)으로 가야 할 것 같은 거예요. 하고픈 일에 도전하려고 처음으로 아버지 뜻을 거슬렀지요." 서울예대 연기과 수석 합격. 고 3때 재미 삼아 출전한 서울시 가요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경력이 있었다. 노래나 연기를 배워본 적 없었지만 핏줄에 녹아 있는 듯했다. 큰아버지는 1990년대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신기철씨, 고모는 최초의 여성 국립극장장을 지낸 신선희 무대미술가다.
“이제 고백하지만, 대학을 들어가서도 쑤군거림은 멈추지 않더라고요. ‘신나고 기분좋은 남자’(그가 아버지를 부르는 명칭)의 아들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시기 질투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적’으로 보였던 이들은 결국 그에게 친구가 됐다. “혹시라도 저에게 잘못된 생각을 갖거나, 나쁜 말을 하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갔어요. 지금도 친한 친구들 보면 제 욕 진짜 많이 하고 다녔던 이들이에요. 속내부터 민감한 이야기까지 다 털어놓는 친구들이지요, 하하!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가는 말이 고우면, 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진(眞)’감은 누가 봐도 영웅이, 영웅·호중·인선 91라인은 ‘축구왕’이기도
남에게 다가가는 스타일은 그와 ‘또 만났네요’로 환상의 무대를 펼친 영탁과도 닮아 있다. 팀미션 ‘댄싱퀸’을 하면서 다져진 ‘막걸리 우애’로 뭉친 끈끈한 형제애도 자랑한다. “준결승에서 제가 영탁 형님을 지목한 것도 친한 형이랑 최고의 무대를 꾸미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영웅이를 지목한 수찬이랑도 이야기를 나눈 게 있는데, 데스매치 느낌이 아니라 인생에 남을 만한 좋은 무대를 만들어 함께 올라가자, 물론 저희 뜻대로 된 건 아니지만, 하하! 정말 남자답게 멋지게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후회도, 아쉬움도 하나 없어요. 정말 너무 좋아요.” 경연중 ‘학생회장 커플’로 거듭난 이찬원에 대해선 ”정치 얘기, 사회문화 이슈까지 토론 한번 시작하면, 트로트 얘기 안 하는데도 거의 밤샐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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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생 동기로 트로트계 ‘91라인’으로 불리는 임영웅에 대해선 “경연 중에도 영웅이가 당연히 진이 될 거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제일 잘한다, 그럴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정말 제일 달라요. 영웅이 노래는 그 친구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지금 5060을 포함해 전 세대에서 호응하고, 또 유행하는 발성이기도 하고요. 감미롭고, 절실함이나 그 감수성이나. 정말 그 아이밖에 못 한다고 생각해요.
톱 7이 ‘시청률 요정’이라 불리며 뉴스부터 라디오, 예능까지 방송 활동이 활발하지만, 준결승에 함께 오른 이들에게도 방송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다. 신인선은 나태주, 영기, 류지광, 노지훈, 김경민, 김수찬까지 '미스터트롯' 7인방으로 최근 MBC 비디오스타에 나와 맛깔나는 말솜씨를 선보인데 이어, 얼마 전엔 톱 7과 나태주, 노지훈 등과 함께 JTBC ‘뭉쳐야 찬다’ 녹화에도 합류했다. 탑 7과 박현빈, 진성 등 마스터가 합류하고, 청소년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인 노지훈과 태권도뿐만 아니라 구기종목 제왕으로 불리는 나태주에 이어 신인선도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된 것. 미스터트롯 출연진 내에 있는 축구팀을 통해 검증된 신인선의 실력을 여겨본 팀원들이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음, 제 판단이긴 하지만 영웅이 호중이 저 셋이서 필드 휘어잡았지요, 하하! 영웅이 축구 실력은 이미 유튜브 같은 걸로 많이 알려지긴 했는데, 호중이 실력도 만만치 않아요. 조기 축구팀도 여러 군데 가입해 있잖아요. 정말 필드에서 잽싸게 날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굉장히 단단해요. 뭉찬 팀에 운동하신 분들 많으시잖아요. 근데 그 몸싸움을 호중이가 다 막아내더라고요. 그거 축구해보신 분들은 알아요, 상대가 몸으로 달려들 때 얼마나 벽처럼 강하게 느껴지는지. 그걸 다 막고, 영웅이는 또 발재간도 뛰어나잖아요. 메시 좋아하는 게 이유가 있다니까요. 저요? 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하하!”
신인선은 또 트로트 가수였던 큰아버지 활동을 기억하는 ‘레전드’ 설운도의 유튜브 ‘운도좋다’에 첫 초대손님으로 초청돼 방송한 데 이어 미스터트롯을 통해 각종 성대모사 등으로 좌중을 휘어잡은 ‘끼쟁이’ 김수찬과 함께 MBC ‘생방송 오늘 아침’ 출연을 확정했다. 또 김수찬 나태주, 진성과 함께 KBS ‘신상출시 편스토랑’ 출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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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개소식에 러브콜…전 트로트가수 신인선입니다
2016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트로트 가수를 겸하며 4년간 활동했어도 알아보는 이가 없었는데 이젠 마스크를 써도 알아본단다. 스무 살 때부터 매일 뛰던 서울 화곡동 우장산을 달리다 그를 알아본 어머니 팬들에게 둘러싸여 1시간 넘게 즉석 팬 미팅을 하기도 했다. "미스터트롯은 '신인선의 재개발'이에요. 예전엔 '신기남 아들 신인선'이었는데 이젠 '신인선 아버지 신기남'이래요. 부모님 너무 좋아하시죠. 새벽에 스케줄 끝나도 버선발로 마중 나와 계시는 걸요.”
요즘엔 선거철을 맞자 정치인 선서 사무소 개소식에 와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정치 쪽에 발 담그지 않으려고 이 자리까지 온 건데, 트롯맨들과 트로트 인기가 높아서인지 그렇게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물론 다 거절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는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 또 트로트 가수로 계속 팬들을 만날 거라고 이야기했다. “'유쾌하고 싱싱하며 발랄한 느낌의 형용사적 명사'라는 이미지의 '신인선하다'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엔 못 올리겠지만, 죽을 때까지 '신인선한 신인선'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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